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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인사이트/스팀, 콘솔

[Baldur's Gate 3] 멋지다 라리안 스튜디오! GOTY 수상을 기원하며

by 빛하_ 2023. 12. 3.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름다운 달이다.

게임 팬들에게는 11월 G-STAR를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12월 게임 시상식 등 즐길거리가 많은 시즌이다.

 

올해도 역시 많은 게임이 스토리, 완성도, 독창성, 그래픽 등등 다양한 요소로 게이머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 중심에는 올해의 게임(GOTY) 수상이 유력한 [발더스 게이트3] 가 있다.

발더스 게이트3의 최근 패치 행보에 크게 감동한 나는 이렇게 포스팅으로 '기습 숭배!!' 할 수 밖에 없었다.

 

발더스 게이트3는 D&D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턴제 RPG 게임으로,

2020년 10월 6일 얼리 액세스 이후로 3년 간 다듬어 2023년 8월 3일에 PC판 정식 출시되었다.

 

나의 9월은 BG3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1회차 스토리를 빨리 달리고 2회차부터 구석구석 탐색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발더스 게이트3는 스토리가 1가지로 정해져있는 게임이 아니었다. 

갈래에 갈래에 갈래로 뻗는 다양한 선택지를 유저에게 제공하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스토리, 가볍지 않은 볼륨, 무한히 확장되는 자유도까지.. 정말 황홀했다.

1회차는 완벽한 선 성향으로 플레이했다면, 2회차는 조금 더 공격적인 스타일로 도전하기로 했다. 

 

D&D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이 게임으로 접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1막 너머의, 2막 너머의 최종전까지 4인방의 파티원과 함께했다.

 

1회차 플레이 후 발견한 발더스 게이트3의 숙제

 

- D&D 초심자에게 어려운 게임 룰

- 조작 난이도

- AI 성능 향상

- 인벤토리 편의성 개선

- 3막 버그 (이동, 대화, 전투 등)

 

D&D 5th 룰에 턴제를 바탕으로 한 발더스 게이트3 는 비슷한 게임을 겪어보지 못한 유저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모든 공격과 방어 시스템에 주사위가 들어 있고,

회피/치명타 등 추가 룰이 어떻게 발동하는지 익히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린다.

게임의 문제라기 보다는, 규칙 자체가 생소해서 발생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의 프롤로그 전투 부분에서 설명이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 하기 전 읽고 가면 좋을 공략글, 공략 영상들을 추천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5 패치에 입문 유저들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하니 더 많은 유저들이 편하게 적응했으면 좋겠다.

 

가장 불편했기에 가장 빨리 고쳐줬으면 하는 것은 인벤토리이다.

특히 무기, 방어구, 소비 아이템, 주문 스크롤, 퀘스트 아이템 등등 들고 다닐 아이템 유형이 많은 RPG의 경우 인벤토리 정렬 옵션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발더스 게이트3 에서는 획득한 아이템이 자동으로 스택되지도 않는.. 최악의 편의성을 보여줘서 불편했다.

 

게임 개발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

발더스 게이트3와 같은 게임을 완성하고 버그를 개선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

지난 번 콘솔 RPG를 제작하면서 작은 상점 하나 구현하는 데도 수많은 버그와 마주했었다.

그래서 발더스 게이트3를 플레이하면서 인벤토리가 너무 불편하다고 불평했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그럼에도 정식 출시한 게임은 유저 편의성을 개선해야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라리안 선생님들께서 빨리 고쳐주셨으면 좋겠다.

 

그 외에도 다양한 버그는 수시로 개발진들이 확인하고 있음을 스팀 커뮤니티를 통해 알 수 있다.

버그 리포트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유저들이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3막은 맵도 가장 넓고, NPC도 가장 많아서 최적화 패치가 계속 필요해 보인다. 

하나씩 수정해가면서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진분들께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깜짝 한국어 패치. 외쳐 대황 라리안!

 

발더스 게이트3 출시 이후 게임 관계자들의 극찬이 쏟아지면서

일부 게임사에서는 "발더스 게이트3에 게임 기준을 맞추지 마라." 라는 망언을 내뱉기도 했다.

이런 대작을 빨리 경험하고 싶었던 한국 유저들에겐 '공식 한국어 지원 없음' 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한국어 패치 제발' , '한국어만 있으면 갓겜인데' 등이 스팀 평가란에서 가장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내용이다.

 

때문에 번역이 가능한 유저들이 모여 번역팀을 구성했고, 중요 씬이 완성될 때마다 통합 배포를 진행하셨다.

하지만 130GB에 달하는 볼륨의 전체 번역을 기다리기엔 너무 오래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고

100% 한글화가 되기 전까지는 게임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나는 영어 원문의 맛있는 표현, 자연스러운 문장 구도 등을 선호했기 때문에

DC갤러리의 번역팀분들께서 해주신 손번역 + 원문표기 로 1회차를 클리어 했었다. 

번역 로그를 보니 (손번역 36.66%, 패치 2 대응) 버전까지 적용했었다. 

 

영어 실시간 번역이 어려운 유저들에겐 한글화 번역팀이 말 그대로 구원자였을 것이다. 

정규패치, 핫픽스까지 매번 반영해서 노력해주신.. 갓갓 번역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감사 인사는 여기로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g3&no=19464

 

그리고 12월 1일.

아무런 예고 없이 공식 한국어 버전 패치가 배포되는데!! 

스포 방지까지 해주시는 라리안!! 아아.. 라리안의 광채, 눈부십니다.

 

사실 손번역 + 기계번역 자체도 훌륭해서 게임 플레이 자체에 크게 문제는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와 캐릭터 상호관계 등을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 공식 한글화 버전을 기다렸을 것이다.

발더스 게이트3 정규패치 #5 시점에서 공식 한글화가 깜짝 공개되어 많은 이들이 놀랐다.

 

기존에 한국어 지원을 하지 않았던 게임들을 보면, 해줄 것처럼 하다가도 끝까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발더스 게이트3 의 경우도 이미 여러 언어로 번역이 된 상태에서 출시했기 때문에 한국어 지원이 평생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스케일이 큰 게임에 갑작스럽게 한국어 지원이라니.

출시에 이어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는 라리안 스튜디오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한국어 지원 작업은 4년 전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즉, 우리 한국 유저들이 해주세요! 라고 하지 않아도 나왔을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 유저들을 존중한 라리안 스튜디오의 혜안,

대작을 알아보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한국 유저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어 패치가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어 버전을 제작한 팀이 레데리2와 GTA5의 초월번역으로 유명한 '무사이 스튜디오'라는 것이 더욱 고무적이다.

초월번역을 빨리 마주하고 싶은.. 얼른 2회차를 마무리하러 던전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2회차 아껴놓은 나 정말 칭찬해!! 

라리안 스튜디오가 준 진정한 연말 선물이지 않나 싶다.

 

글로벌 게임 스튜디오의 한국어 지원에 대하여

 

일부 소수민족을 제외하고 한국어를 공용 언어로 사용하는 국가는 대한민국(+ 북한) 뿐이다.

우리나라 인구는 5,150만 명 가량이고, 그 중 게임을 좋아하는 인구, 그 중에서도 발더스 게이트와 같은 카테고리의 게임을 선택할 사람은 정말 한정적이다.

경영학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한국 판매량의 범위를 예측하기 매우 쉽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어 특성 상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번역가를 모시고 수 년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든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는 기업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몇몇 회사들은 한국어 지원을 포기한다. (대표적으로 HITMAN 시리즈의 경우)

 

한국어 지원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왜 하는걸까?

일단 한국 유저들은 영어보다 한국어를 선호하는 유저가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어 지원이 있어야만 게임을 구매하는 유저층이 매우 두껍다는 뜻이다.

또 한국이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지니는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 시장이 비교적 작다고 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21세기 초부터 지금까지 e-sports를 주름잡은 국가이기도 하고, 게임이 일상에 녹아있는 문화를 가지고도 있다. 

게임시장의 흐름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움직임으로 게임 유행의 사이클을 읽을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글로벌 게임회사들은 한국시장을 포기할 수가 없다.

 

앞서 라리안 스튜디오의 혜안에 대해 얘기했었다.

한국어 패치 작업을 4년간 준비했다는 것은 

한국 시장에서 그들의 게임이 제대로 먹힐 거라고 예측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패치로 인해 세일 전임에도 즉시 구매하는 유저들이 많아졌다.

또 '영어 있으니까 충분하잖아, 유저들이 번역 하던지'  이런 태도가 아니라

한국어로 정확히 게임을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유저들을 존중해주었다는 것이 감동적이다. 

 

 

마치며

 

라리안 스튜디오 찬양이 모이고 모여서 이렇게 길어진 것 같다.

 

한 번 엔딩을 보기까지 평균 150시간 정도 되는 게임인데,

이번 패치로 프롤로그까지 추가되어 유저들은 '배불러요 라리안!'을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라리안 스튜디오에 열광한 이유가 있다면 스벤 빈케 CEO의 게임 기조이다.

'추가로 구매하실 DLC는 없습니다. 구매하지 않으셔도 저희는 계속 게임을 완성해나갈 것입니다.'

실제로 개발진은 지난 8월 정식 출시 이후 12월 3일 현재까지 12번의 핫픽스와 5번의 정규패치를 진행했다.

발더스 게이트3의 패치노트는 스팀 커뮤니티의 글자수 제한을 뛰어넘는 것으로 유명하다. 

패치 전문을 보려면 게임 홈페이지로 가야 모두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한국어 패치, 많은 유저들이 목소리를 낸 3막 버그 안정화, 프롤로그 추가, 상호작용 개선 등등

버그 개선 뿐만 아니라 게임 볼륨 자체를 늘리는 방향으로 계속 개발하면서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발더스 게이트라는 IP를 성공적으로 부활시키고 싶은 그 마음,

D&D라는 특수한 소재를 사용해 진입장벽이 조금 높아졌다는 점,

사람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등등

수년 간 개발하면서 많은 난관이 있었을테지만

아무래도 게임이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음에는 개발진들의 확신과 게임을 사랑하는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가 게임에 자신이 있는만큼 유저들도 게임을 응원하며 즐길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유저 친화적인 기조, 개발진과 유저가 한 마음으로 게임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호평받을 수 있는 게임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D&D라는 장르와 세계관을 알게해 준 발더스 게이트3 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면서

이번 연말 시상식에서 제대로 인정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럼 이만. 언더다크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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